Artist’s Note

 

Volatile Margins

Numerous invasions and wars, waged in the interest of achieving some objective, have inevitably resulted in victories through slaughter. So, what things might have been sacrificed to preserve the history of that slaughter? Perhaps they were things that were innately ‘natural’, maintaining their existence in a state of no longer being, remaining silent alongside nature. Things that arise from nature are unable to grow in urban centers. Their existence continues from the margins. Invariably, they can live only under humans’ strict system of control. Isn’t it truly sad? Only after they have died do they return to the city, as food in the form of flesh.

 

 

불안한 리드

전쟁의 승리를 기념한다.

견고한 철옹성이 되어버린 개선문을 지난다.

의기양양한 전사들은 승전의 기백이 차고 넘쳐 만물을 지배하는 승리자의 기쁨을 만끽한다.

이윽고, 저녁 여섯시반.

영원히 꺼지지 않는 추모의 불씨를 당긴다. 그리고 활활 타버린다.

육신은 시뻘건 화염에 휘돌아쳐 연이 되어 승천하고 남은 뼈는 도시의 재가 되어 뿌려진다.

아마도, 그들은 오늘의 우리를 위해 별(etoile)이 되기를 기꺼이 수락했을 것이다.

 

어떠한 목적을 위한 수많은 침탈과 전쟁은 필연적으로 살육을 통한 쟁취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그 살육의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 희생된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묵묵히 자연의 곁에서 더 이상의 자연(야생)이 아닌 상태로 생명을 유지해 오고 있는 ‘본래의 자연이었던 것’이 아닐까? 도심에서 자랄 수 없는 자연에서 나온 것들은 도심의 경계에서부터 그 삶이 지속된다. 어김없이 인간의 철저한 통제시스템 아래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들은 죽어야만 살코기가 붙은 음식이 되어 도시로 귀환한다.

보잘 것 없는 죽음이란 것이 있기나 한 걸까? 우리가 만들어놓은 울타리에 갇혀버린 기준은 무엇을 위한 결핍의 방증이었을까?

그 죽음은 무엇으로 어떻게 형용할 수 있으며 무엇으로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본디 우리에게 당연한 죽음은 그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당연히 ‘당연한 것’이 아님을 마음 속에 되새겨본다.